#Dear_배움

배움에게.

배움아, 안녕?
요즘 우리 사이가 서먹해진 것 같아
편지를 써보려고 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너와 우리는 늘 함께했던 것 같아.

이 세상을 더 이해하고 싶을 때,
어떻게 더불어 살 수 있을 지 고민할 때,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싶을 때,

부모, 스승, 친구, 책, 자연을 통해
너를 만났지.

그런데 사실,
요즘 너 몰래 다른 친구와
무척이나 많이 놀았어.

그 친구는 너보다 훨 당돌했어.

자신과 만나면 더 쉽게
인정받을 거라고,
부유해질 것이라고,
행복할 것이라고,
나를 설득했어.

그 친구의 이름은 '시험'이야.

그런데 최근에서야 깨달았어.
너 없는 '시험'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험은 나에게 불안감을 주지만
너는 나에게 깨달음을 주어.

시험은 나에게 경쟁자를 주지만
너는 나에게 친구를 주어.

시험은 나를 규정하려 하지만
너는 나를 성장시켜 주어.

시험은 나에게 너와 멀어지라고 하지만
너는 나를 시험과도 친해지게 도와줘.

나는 다시,
우리는 다시,

너와 친해지고 싶어.

다시 너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작년에 소박한 행사를 준비해보았어.

시험이 나를 제대로 규정하지 못한다고,
더 이상 나와 너와의 관계가
시험으로부터 규정되지 않겠다고
선포하기 위해

'시험'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수능'을
대학생과 그 졸업자들이 풀어봤어.

수능이 원래
대학교에서 공부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인데도 불구하고

멀쩡하게 대학교에서
공부한 사람 중 단 한명 빼고
모두 자신의 모교에
합격할 수 없는 점수를 받았어.

이 이야기는 국내 모든 주요 포털의
메인에 올라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이 행사가
'시험'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수시'를
장려하는 것이라 오해했어.

배움아,

이번에는 이 세상에
제대로 너를 소개하고 싶어.

'수능'이 아니라 
'시험'을 비판하는 것임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더 논리적인 방법으로.

2019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거기서 다시 만나자.